청개구리
최근 몇 년간, 나는 청개구리였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지 않는 건 일상다반사였고 아버지와 나눈 대화의 반은 거짓말이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씀하셨지만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역시 거짓말이었다. 심지어...
인기투표
“우리 가족 중에 누가 제일 좋아?” “엄마요.” “그다음은?” “형아.” “그다음은?” “바우.” “아빠보다 강아지가 더 좋아?”
집 유령거미
이 집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거미는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집안 곳곳에 거미줄을 쳐댔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거미줄엔 구로동에서 보낸 시간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것이 선풍기 바람에, 내뿜은 담배연기에 흔들릴 때면 그간...
집 주인 어르신
방에 난 큰 창문으로 사람 형체가 쓱 지나갔다. 처음엔 그게 귀신인 줄 알았다. “그래서 여기선 언제까지 지낼 거야?” “일단 올해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동네 사랑방이었어. 동네 친구들 데려다 맨날 술을 마셔서 혼도 냈었는데 술을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