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인 어르신
방에 난 큰 창문으로 사람 형체가 쓱 지나갔다. 처음엔 그게 귀신인 줄 알았다.
“그래서 여기선 언제까지 지낼 거야?”
“일단 올해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동네 사랑방이었어.
동네 친구들 데려다 맨날 술을 마셔서 혼도 냈었는데 술을 못 끊더라고.
내가 술 마시다 먼저 간 동료들이 많아서 그래.
그래도 집에서 죽지만 마라, 죽지만 마라. 하고 살폈는데 그렇게 돼버렸어.”
집 주인 어르신의 말씀에 문득 떠오른 아버지의 말이 뒤통수를 스쳐갔다. 아버지는 술을 마시다 누가 와서 죽였으면 하고 문을 열어두고 지낸다고 했다. 술에 취해 먼저 잠에 든 아버지는 꼭 죽은 사람처럼 눈을 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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