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담배 1

아버지는 라이터가 없을 때면 신문지를 찢어 가스불을 붙여 오라고 했다. 나는 능숙하게 불을 붙여 아버지에게 갖다 주었다. 아버지는 영화배우처럼 고개를 꺽어 담뱃불을 붙였다. 처음엔 불을 맡기기가 불안했는지 담배에 직접 불을 붙여 오라고 했었다. 담배는 이상하게도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아버지는 검게 그을린 담배를 뻐끔뻐끔 댔다. 하얀 형광등 아래로 연기가 뭉게뭉게 피워 올랐다.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며 왼손으로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채널을 돌렸다. 마침 인기가요에 나오는 H.O.T를 보고 나는 이거 보면 안 되냐고 여쭈었다. 아버지는 ‘저런 거지 깽깽이들이 좋으냐’ 한 마디 거들었다. H.O.T의 무대가 끝나고 나는 거실로 나와 컵에 물을 따르며 H.O.T가 TV밖으로 나와 나를 좀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TV에 나와 회사들의 도산을 전하던 앵커들과 희망을 이야기하던 연예인들. TV 밖의 내 삶과 세상의 일은 여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어젯밤 아버지가 잘라버린 형아의 머리카락이 발바닥을 찌른다.

아버지 바꿔치기

여태껏 이런 이야기를 드린 적이 없었습니다. 듣기 힘드실지 모르겠으나 아버지는 들으셔야 하고 저는 해야 합니다. 아버지, 아버지 말고도 제 아버지가 될 뻔한 남자들이 몇 있었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그 이름을 나열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도깨비말

기심요숑서선과솨 노솔려셔며션 베셀으슬 누술러서라사.

수수께끼

아침엔 둘이었다가 점심엔 넷이고 밤이면 여섯인 것은?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