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최근 몇 년간, 나는 청개구리였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지 않는 건 일상다반사였고 아버지와 나눈 대화의 반은 거짓말이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씀하셨지만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 역시 거짓말이었다. 심지어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걸려 온 전화 역시 받지 않았다. 평소 전화를 받지 못하면 문자라도 남기라는 말씀에 나는 죽어도 문자를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정말 죽고 없어졌으니 이를 어쩌나. 아버지와 웃으며 이야기를 한 게 언제였더라. 손가락을 접으며 햇수를 세다가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저께는 술을 진탕 마시고 아버지의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은 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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