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
구로동 물주먹의 아버지는 구로동 보안관으로 구로동 일대를 책임졌다. 그가 어깨에 짊어진 짐은 무엇인지 우리는 가늠할 수 없다. 보안관과 깡패는 한 끗 차이. 구로동 물주먹은 왜 하필 물주먹인가. 그가 한껏 싸우고 나면 상대의 눈물로 주먹이 젖어 있으니까. 젖은 손으로 담배를 피울 순 없으니 물주먹은 외출 시엔 항상 뒷주머니에 손수건을 챙긴다. 그 핏줄이 대단한 게 그의 형은 바다 건너 태평양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나라, 호주에서 그것도 그 나라의 수도 캔버라에서 보안관으로 활동 중이다. 한인 식당에서 소주를 양껏 마시고 택시가 없으면 파키스탄 출신 셰프를 불러 기사 노릇을 시킨다. 왜 파티스탄 셰프를 기사로 쓰느냐, 파키스탄은 용병의 나라. 불한당을 보면 보안관이 나서기 전에 불한당들을 재료 삼아 요리하기 때문이지. 용병과 셰프는 다루는 재료가 다를 뿐, 하는 일은 일맥상통이다. 보안관과 깡패는 한 끗 차이. 구로동 보안관은 일선에서 물러나 구로동 물주먹에게 모든 일을 위임했으며 캔버라 보안관은 현재 주변 아이들에게 이놈 아저씨로 통하며 캔버라의 의와 예를 설파하고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구로동 물주먹은 현재 다한증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