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언제였더라. 아버지가 큰아버지댁에 가서 사는 건 어떠냐고 물었어요. 나는 싫다고 했죠. 형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아버지가 술을 마실 때마다 우릴 괴롭혔지만 아버지와 떨어지는 건 싫었어요. 내가 덜컥 큰아버지 댁에 가버리면 형은 어떻게 해요? 아버지가 형을 괴롭히는 걸 보는 것도 힘들지만 형 혼자 내버려 두는 게 더 힘들어요.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날 맡기고 한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층집 살다가 사정이 좋지 않아서 이사를 해야 하는데 큰외삼촌네 가서 사는 건 어떠냐고 물었어요. 나는 그래도 가족이 함께 사는 게 좋다고 했어요. 엄마가 담배 피우는 건 충격이었지만 그래도 더 이상 엄마랑 떨어지기 싫었거든요. 나는 다 기억해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다 봤어요.
아버지와 엄마는 나를 어디에 맡기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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