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TV 속 사람들은 저마다 장롱에서 꺼내 온 패물을 가져와줄을 섰다. 사람들이 가져온 금을 저울에 다는 모습과 리포터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모습이 번갈아가며 비추었다. 아버지는 나더러 가서 금을 팔라고 했다. 내 또래의 아이가 나와 학교 친구들도 와서 금을 팔았다고 했다. 나는 금도 없을뿐더러 저렇게 나가서 이야기할 자신이 없어 눈이 똥그래졌다.

“저는 금이 없는데요.”

“네 성이 금이잖아.”

나는 꺄르르 웃었다. 형은 여세를 몰아 IMF가 무슨 뜻인지 아냐고 했다. “나는 F다.” 형은 아버지처럼 웃었다. “형아가 왜 F야?” 열 살짜리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렵고 싱거운 농담이었다. 금 모으기 운동이 한창 진행되는 동안, 나는 아버지가 엄마의 패물을 가져다 팔까 봐 엄마의 반지와 목걸이를 서랍장 깊숙이 숨겨놨었다. 나는 왜 F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