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씨름
현 챔피언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도전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빨을 드러냈다. 경기 결과는 고전 끝에 챔피언의 승리. 왕좌는 변하지 않았다. 한 번 이긴 이상 두 번 다시 질 수 없었다. 이젠 더 이상 당신 마음대로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경고였다. 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던 시절은 이제 없다. 전 챔피언에 대한 예우와 현 챔피언의 품위 유지를 위해 말할 순 없지만 그날 나는 어떤 이유로 아버지에게 화를 냈다. 아버지가 이제 나보다 약해졌단 사실이 무서웠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맞다면 그래서 화가 났을거다. 그게 아니라면 그 이유로 화를 냈을거다. 집으로 가는 길, 쇼윈도에 비친 얼굴 미간의 주름에서 아버지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