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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5

여기선 저녁밥을 보통 새벽 장사를 앞 둔 밤 열두 시에 먹는다. 나는 저녁밥을 먹을 때마다 밥그릇에 고개를 파묻었다. 많은 반찬 사이로 드러난 누나들의 가슴 때문에 눈 둘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 한 번은 밥을 먹다 말고 누나들에게 밥을 먹을 땐 웃옷을 좀 걸치고 먹으면 안 되냐고 물었다. 일순간 밥상 위의 시선이 모두 내게 향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나는 괜스레 얼굴을 붉혔다. 옆에 있던 누나는 애써 웃음을 참으면서 내 등을 밥 먹는 내내 쓸어내렸다.


무제 #23

누나들은 하루 묶고 가는 손님들을 위해 속옷을 준비한 적이 있었다. 손님 대부분은 업소에 다녀온 걸 자랑하느냐고 오히려 핀잔을 주었다고 했다. 그렇게 인기가 없어진 속옷은 내 몫이 됐다. 누나들이 준비한 팬티는 진한 녹색과 주황색 사각 트렁크 팬티였다. 나이대에 상관없이 누가 입어도, 누가 봐도 수상한 팬티였다. 나는 그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하도

무제 #22

타이머가 울려도 누나가 방에서 나오지 않으면 문 앞에 서서 누나의 이름을 낮은 목소리로 목에 힘을 주어 불러야 한다. 저번엔 평소처럼 누나라고 불렀다가 누나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손님들이 무서워하기나 하겠냐고. 나는 보통 처음 보는 사람들 대하는 자리에선 이때 연습한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그래도 나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본

무제 #21

누나들은 종종 손님들이 두고 가는 물건들을 잘 가지고 있다가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물건들은 내게 갖다 주었다. 대부분 남성용 시계 같은 액세사리였다. 세상에 이렇게 낯선 물건들이 또 있을까. 누나들 앞에선 한두 번 착용해보았지만 나는 그것들을 누나들 앞에서 버리기 미안해서 한동안 책상에 올려두었다가 책상 정리를 할 때 한꺼번에 내다 버렸다. 그중엔 꽤 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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