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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연구간은 두 정거장간 전력공급 방식이 달라 일시적으로 전력공급이 끊어지는 구간이다. 이 구간은 오로지 관성을 이용하여 통과한다. 데드 섹션의 역어인 사구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형을 따라서 구로에서 수원으로 엄마를 보러 가거나 수원에서 구로로 아버지를 보러 갈 때, 일정 구간마다 전류공급 방식의 전환으로 몇몇 전등이 불이 꺼졌다. 나는 이 사구간을 일종의 스위치로 삼았다. 따로 사는 부모님 사이에서 서로를 위해, 누구를 만날 때 마다 머릿속에서 다른 한 쪽을 지웠다. 불이 꺼진 전철이 전력 공급 방식을 바꾸는 틈을 타, 나 역시 가족의 기준을 바꿔댔다. 사구간을 지나야 비로소 마음 놓고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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