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TV 속 사람들은 저마다 장롱에서 꺼내 온 패물을 가져와줄을 섰다. 사람들이 가져온 금을 저울에 다는 모습과 리포터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모습이 번갈아가며 비추었다. 아버지는 나더러 가서 금을 팔라고 했다. 내 또래의 아이가 나와 학교 친구들도...
고수부지
이불공장 사장님이었던 아버지는 우리 형제가 공장에 놀러가면 늘 돈까스를 시켜줬다. 형은 아직까지도 ‘공장하면 돈까스지.’ 라고 공장을 추억한다. 편식이 심했던 형은 돈까스 소스를 먹지 않아, 주문할 때 한 개는 소스를 따로 달라고 꼬박꼬박 일러...
어린 수컷
전에도 이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우리 동네 언덕 제일 꼭대기에서 조금 내려가다 보면 파란 대문의 다세대 주택이 있는데 그 집 이층에 사는 만석이네 아랫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꼬맹이. 할머니는 종종 아이를 데리고 내게 동생이랑 같이 좀...
카메라 2
“카메라가 삼십만 원 밖에 안 해?” 아버지는 카메라 가격을 듣자마자 일어나 옷걸이에 걸려 있는 바지의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안에 있던 현금을 몽땅 빼들었다. 정확히 삼십만 원이었다. 생각보다 카메라 가격이 저렴했는지 아버지는 내게 돈을...